『시라트』
“말도 안 되는 일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고통스러운데, 그냥 앞으로 가야 돼. 그 상황이 너무 화가 나는데 그것 말곤 할 수 있는 게 없어.”
나에게 이 정도의 감정적 동요를 가져다 준 영상 매체가 있었던가? 너무 고통스럽고 너무 황홀한, 어떤 종교의 경전 내지는 기원 신화, 서사시와 같은 영화였다. 쿵쾅대는 베이스, 사막과 협곡, 망가진 스피커, 어둠을 가르는 전조등, 반복되는 아홉 박자, 모래바람, 철로. 이 영화의 사운드와 이미지가 이야기와 구분할 수 없는 형태로 뭉쳐져 마음 속에 온전히 한 자리를 차지한 듯한 기분이다. 사운드트랙만 다시 들어도 주먹을 꽉 쥐고 앉아 있던 영화관의 그 좌석으로 소환당한다. 극장에서 나와 집으로 걸어오는 길에 하진이 던진 말: “말도 안 되는 일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고통스러운데, 그냥 앞으로 가야 돼. 그 상황이 너무 화가 나는데 그것 말곤 할 수 있는 게 없어.” 머리카락보다 가늘고 칼보다 날카로운 그 다리, 그 무자비하고 차별 않는 삶이란 다리 위에서 우리는 그저 앞으로 걸어 나아가는 수 밖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