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플렉스팀인가?

문제, 팀, 시장, 제품, 왜 지금인가?

들어가며

저는 사람과 조직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는 flex라는 제품을 만드는 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2019년 말 합류하여 이제 1년 반이 좀 넘는 시간 동안 일했는데요. 제가 왜 많은 선택지 중 플렉스팀에 합류했는지, 그리고 왜 그 선택이 옳았다는 믿음이 지난 1년 반 동안 더 강해졌는지 말씀드리고, 독자분들께 지금 합류해야 한다고 설득하고자 이 글을 적었습니다.

전제

제가 생각하는 회사 선택에 관한 가장 중요한 전제 중 하나는 “커리어에 욕심이 있다면 빠르게 성장하는 조직을 고름으로써 파생되는 장점이 너무나도 많다”라는 점입니다. 여기서 ‘빠르게’는 특정 지표의 절대 변화량이 아니라 기울기를 의미하는데요. 경쟁력 있는 연봉, 성장의 과실을 나눠 가기 위한 스톡옵션·주식, 이력서에 추가될 예쁜 경력 등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점 때문만은 아닙니다.

고속 성장 커브를 탄 기업에서는 사람이 충원되는 속도가 사람이 필요해지는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또한, 조직이 커지며 다양한 새로운 포지션이 필요해집니다. 이 과정에서 재밌는 문제, 직군 전환, 또는 직책·직위까지, 조직 내에서 수많은 기회가 생겨나고, 그 기회는 잡는 이들에겐 회사의 빠른 성장 속도를 쫓아갈 만한 큰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빠른 성장에 대한 기대를 공유하는 조직에서는 정렬을 맞추기가 수월합니다. ‘지금 내 몫을 조금 늘리기보다 파이 전체를 키우는 쪽이 나에게도 더 이득이고, 실제로 그럴 수 있을 확률이 꽤 높다’는 공감대는 업무 효율도 확 올려줍니다. 사내 정치로 자신의 입지를 다지기보다 공동의 목표 달성에 집중할 유인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정말 정신없고 지루할 틈이 없이 재밌습니다 😄

입사를 결정한 이유

스포카, 하이퍼커넥트를 거쳐 2019년 여름 비바리퍼블리카를 나온 후, 다음 일터를 구하면서 충분히 시간을 두고 여러 옵션을 고려했습니다. 정작 플렉스팀으로의 합류는 팀에 대해 처음 알게 되고 딱 5일이 지난 시점에 결정했습니다. 가장 가파른 기울기로 성장할 팀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문제

회사, 학교, 병원… 종류를 막론하고 사람이 모이면 원래 모인 이유와는 다르지만, 조직을 굴러가게 만들기 위해 풀기 싫어도 풀 수밖에 없는, 심지어 잘 풀어야 하는 문제들이 생겨납니다. 채용, 계약, 근무·연차 관리, 급여, 평가, 보상 등이 그러합니다. 지금껏 조직들에겐 크게 두 부류의 선택지가 존재했습니다.

자원적 여유가 있는 조직에서는 수억의 설치비를 부담하고 자격증이 필요할 정도로 복잡한 ERP를 도입하거나, 사내에서 내부 제품을 만드는 팀을 꾸립니다. 그럴 수 없는 작은 조직에서는 각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를 (또는 엑셀을) 수십 가지 사용하며 ‘인사 팀’의 시간을 서로 고려되지 않은 제품을 붙이는 연동 API 역할에 쏟아붓곤 합니다.

flex는 설치·유지보수의 부담 없이 지속해서 업데이트되는 SaaS 제품으로 HR 전역에서의 자동화 가능한 문제를 해결합니다. 운영 업무의 단순화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사람과 조직에 대한 다양한 인사이트 또한 제공합니다. 기업의 규모와 무관하게 기계가 더 잘 할 수 있는 일은 기계에 맡기고 ‘인사 팀’은 정말 사람과 조직에 대한 더 중요한 고민을 할 수 있게 돕습니다.

잘 되는 팀, 잘 되는 제품을 경험해보는 건 중요합니다. 요새는 관련 내용을 정리해 놓은 책, 유튜브, 인터뷰 등 리소스가 많습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굳이 직접 경험할 필요 없이 배울 수 있는 것 아니냐’ 말할 수도 있겠는데요. 개인적으로는 경험을 통해서만 체득할 수 있는 부분이 훨씬 크지 않나 생각합니다.

잘 되는 상황을 경험했다는 건 필연적으로 그보다 훨씬 잦은 잘 안 되는 상황을 경험했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잘 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차이를 관찰하게 되고, 자연스레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법, 의미 있는 지표를 가려 보는 법, 적절한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충분히 실행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플렉스팀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팀에 ⓵ HR이라는 도메인 관점 ⓶ 제품을 만드는 관점 모두에서 유의미한 경험이 풍부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짧은 시간 만나본 것 예상한 것만은 아니고, 과거 함께 일했을 때 각 분야의 전문가이자 동료로서 신뢰하고 많이 배울 수 있던, 존경하는 동료도 여럿 계셨습니다. 이 부분이 결정의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시장

플렉스팀이 풀려는 문제는 일단 듣자마자 개인적으로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스타트업에서 일하며 얼마나 많은 인사 업무가

  1. 회사마다 제각각인
  2. 최적과는 거리가 먼
  3. 많은 경우 담당자를 갈아 넣는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보았고, 그 과정에서 고통받는 다양한 사람 중 한 명이 저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페인 포인트는 명백하지만, 아직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이 문제를 제대로 풀면 사업적으로도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고, 그 작업 자체의 의미도 크리라 생각했습니다.

조사해보니 HR B2B 시장은 제 막연한 상상보다 훨씬 거대하고 또한 낙후되어 있었습니다. 이 문제를 SaaS 제품으로 푸는 기업가치 수조, 수십조 단위 기업이 세계적으로 여럿 나왔지만, 동시에 다른 국가의 큰 플레이어가 법·문화의 차이로 국내 진출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아니더라도 조만간 누군가 채울 이 거대한 빈 영역을 채우고 검증된 시장을 먹는 게 우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료 사용자를 어떻게든 수익 창출 활동으로 전환 필요 없이, 구성원 숫자에 비례해 월 특정 금액이 과금되는 수익 구조도 좋았습니다. 한 번 쓰기 시작하면 이탈이 어려운 제품 특성과도 시너지를 내어 훌륭한, 계속 쓰고 싶은 제품을 만드는 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라 느꼈습니다.

제품

2019년 말은 flex의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위한 제품이 거의 완성되었지만 아직 첫 고객은 생기기 전이었습니다. 사실 제품은 제대로 보지도 못한 채로 합류를 결정했는데요. 팀과 시장이 어렵지, 그 두 문제가 해결되었다면 제품은 함께 만들어가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막상 들어와서 확인해보니 제가 기대한 것보다도 훨씬 높은 완성도의 제품이 이미 만들어져 있어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입사 후 깨달은 것들

위에서 말씀드린, 어찌 보면 허술한 의사 결정을 통해 팀에 합류한 지도 일 년 반이 넘게 지났는데 그 동안 새롭게 배운 게 많습니다.

기대한 대로 멋진 팀이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경험과 지식을 갖춘 동료로부터 많이 배우고 또 함께 부딪히며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팀의 비전에 공감하는 좋은 분들께서 꾸준히 합류해주신 덕분에 제 입사 시점보다 훨씬 크고 (13명 → 50명 이상) 강력한 팀이 되었습니다.

작년 유치한 투자에 힘입어 공격적으로 채용 중인데요. 제품의 범위와 고객의 수와 팀 규모가 늘어나며 Payroll Specialist, DevOps Engineer, Customer eXperience Manger 등 다양한 새 직군이 생겨나는 중입니다. 꾸준히 조직 체계도 정비하며 팀으로 함께 더 잘해나가는 방법을 계속 찾아가고 있습니다.

시장

B2B SaaS 라는 제품군 자체에 대한 온도가 빠르게 올라오는 걸 많이들 느끼고 계실 것 같습니다. 관련된 문제를 풀려는 회사도 많이 등장하는 와중에 한 눈 안 팔고 잘 해나가고 있습니다. 다른 허영 지표 대신 MRR(Monthly Recurring Revenue)를 북극성 지표로 보는데, 좋은 페이스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수치를 보여드릴 수 있으면 가장 쉬운데 그럴 수 없어 아쉬운데요. 팀원 모두에게 회사의 모든 지표가 다 공개되어 있으니 합류하셔서 보시면 참 좋겠습니다. 시장과 저희 접근에 관심 있는 분께서는 최근 발행된 동아비즈니스리뷰 기사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직감에 의존하던 HR 관행 깨고,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돕는 올인원 플랫폼)

사소하지만 입사 전에 미처 예상 못 해서 재밌었던 건 음의 이탈(Negative Churn) 입니다. 성장하는 고객사는 flex 도입 시점으로부터 직원 수가 점점 늘어납니다. 또한 제품에 확신이 생기며 더 비싸고 강력한 요금제를 쓰게 되는데요. 이런 효과는 MRR에 양의 기여를 하고, 그 크기가 이탈 고객의 MRR 음의 기여분보다 크다면 고객(조직) 수가 전혀 늘지 않아도 MRR이 늘어납니다. 이론상 그럴 수도 있다–는 게 아니라, 이미 flex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데이터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아름답지 않나요?

제품

처음엔 메인 기능이 코어 인사 DB 및 근태·연차 관리뿐이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급여, 전자 계약 등이 추가되었고 지금은 굵직한 기능만 놓고 보아도 전자 결재(워크플로우), 팀 인사이트, 연말정산, 연차 촉진 등 수많은 기능 추가 및 개선이 있었습니다.

긴말 필요 없이 flex 업데이트 노트를 보시면 설명이 많이 될 거로 생각하는데요. HR 시장에서 이런 속도로 영역을 넓혀나가고 제품을 개선하는 팀을 찾아보시면… 플렉스팀 말고는 없다는 걸 발견하시리라 자신합니다 😆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다루는 영역, 고객이 많아지고 제품에 대한 기대치가 올라오면서 우리가 아직 못 다루는, 빈 부분이 더 잘 보이게 되었습니다. HR이라는 영역이 얼마나 거대한지, 우리가 왜 이걸 잘 풀 수 있을지, 그리고 그 과정이 얼마나 재밌을지 생각하다 보면 신남을 주체하기 어렵습니다. 큰 문제를 푸는 팀에 합류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정말 자주 합니다.

제품을 만드는 입장에서는 우리가 푸는 문제 하나하나가 굉장히 깊고 복잡한 점도 (가끔은 너무 어렵기도 하지만) 재미있습니다. 간단히 생각해도 근로기준법, 세법 등의 법을 다 녹여내되, 회사별로 너무나 다른 문화와 사용례는 최대한 지원하면서, 관리자와 사용자 모두가 쓰기 편하게 만들어야 하는데요.

정말 쉽지 않고 도전적이면서 또 그래서 흥미롭습니다. 일을 하다 보니 스멀스멀 생기던, ‘언젠가부터 껍데기만 다를 뿐 맨날 똑같은 단순 CRUD(Create, Read, Update, Delete)하는 제품만 만들고 있지 않나?’라는 의문에서 오는 지루함·무력감이 요새는 많이 해소되었습니다. (참고: 플렉스팀에서의 2020년)

왜 지금인가?

지난 몇 년, 사람들의 일하는 방식, 사람과 조직이 상호작용하는 방식은 빠르게 변해왔고 이 변화는 앞으로도 한동안 가속화될 것입니다.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문화는 뒷받침할 새로운 인프라, 제품을 필요로 합니다. 지금 주위를 둘러봤을 때 그러한 제품이 보이시나요?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SaaS 시장 중, 이미 꽤 성숙한 엔지니어링, 협업, 세일즈 등의 분야에 비해 HR이라는 분야는 아직 그 전환의 초창기에 놓여있습니다. G Suite, Slack, Jira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Go-To 제품의 자리가 HR 분야에는 아직 비어있는데요. flex가 차지하려 합니다.

플렉스팀엔 이런 큰 시장에서 큰 꿈을 꾸고, 그 꿈을 현실로 옮길 수 있다 믿는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아직은 그 꿈의 크기에 비해 굉장히 이른 단계인데요. 지금 합류하시면 끝 지점까지 함께 걸어가는 과정에서 값지고 재미난 경험도 정말 많이 하게 될 테고, 당연히 유의미한 커리어적·경제적 보상도 함께할 것입니다. 함께 HR을 재발명하기 위해 합류하기 좋은 시기에요.

맺으며

관심이 생기셨다면 공식 채용 페이지를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다양한 포지션이 열려 있습니다. 채용 공고를 읽고 궁금한 점이 생기셨다면 join@flex.team 으로 편하게 문의하시고요.

채용 관련이 아니더라도 속해 있으신 조직에 flex를 도입하고 싶거나, 또는 도입하고 싶어할 만한 조직이 떠오르셨다면 공식 홈페이지 에서 무료 체험 신청을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함께 해요!